
생활건강 실전정보
가슴 통증이 느껴졌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장 먼저 심장질환을 떠올린다. 실제로 협심증이나 심근경색 같은 심장질환은 생명을 위협하는 만큼 즉각적인 대처가 필요하지만, 모든 가슴 통증이 심장에서 기인하는 것은 아니다. 심장병이 아닌데도 흉부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는 의외로 많으며, 그 원인 또한 매우 다양하다. 특히 통증의 양상이 심장질환과 다르다면, 다른 원인을 함께 고려해보는 것이 진단의 핵심이 된다.
대한심장학회는 “가슴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 중 약 30~50%는 심장과 무관한 원인”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많은 환자가 과도한 불안이나 소화기관 문제, 근육통 등을 심장 문제로 오해한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통증의 성격, 발생 시기, 동반 증상을 바탕으로 심장 외 원인을 구분하고 필요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아래에서는 대표적인 비심장성 가슴 통증의 원인 5가지를 정리해본다.
1. 소화불량·역류성 식도염: 속쓰림이 가슴 통증으로 번진다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는 역류성 식도염은 대표적인 비심장성 가슴 통증의 원인이다. 식도는 심장과 매우 가까운 위치에 있어, 식도에 염증이 생기면 가슴 부위의 통증으로 느껴진다. 특히 음식을 먹고 난 직후나 누웠을 때, 과식했을 때 타는 듯한 통증이 가슴 한가운데나 왼쪽 아래쪽에서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통증은 대개 짧게 지속되며, 트림이나 물을 마시면 완화되기도 한다. 심장병의 흉통과 달리 운동과는 큰 연관이 없으며, 위 내시경이나 약물치료로 증상이 개선된다. 만약 가슴 통증과 함께 속쓰림, 신트림, 목 이물감, 마른기침 등이 동반된다면 위장관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
2. 늑간신경통: 갈비뼈 사이 신경 염증으로 생기는 날카로운 통증
흉부의 갈비뼈 사이를 지나가는 늑간신경에 염증이 생기면 날카롭고 찌르는 듯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늑간신경통은 몸을 움직이거나 숨을 깊이 들이쉴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며, 때로는 피부를 눌렀을 때 민감한 부위가 있다.
이 통증은 통상적으로 몸의 한쪽에서만 발생하고, 지속시간은 수 초에서 수 분 정도로 짧은 편이다. 간혹 대상포진의 초기 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하므로, 발진 없이도 통증이 계속된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근육 이완제나 소염진통제로 치료가 가능하며, 찜질을 병행하면 회복이 빠르다.
3. 공황장애·과호흡 증후군: 불안이 만든 흉통
심장이 두근거리고 가슴이 답답하며, 숨이 차면서 흉통까지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증상이 반복되거나 특별한 이유 없이 발생한다면, 심장보다 정신적 원인을 먼저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공황장애나 불안장애 환자들은 흔히 가슴 조이는 느낌, 숨 막히는 느낌, 죽을 것 같은 공포를 호소한다.
이 경우 흉통은 심장질환과 유사하지만, 병원에서의 심전도나 혈액 검사에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는다. 진단이 늦어지면 환자가 병원을 전전하거나, 불안이 악화되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도 많다. 항불안제 치료와 인지행동치료를 병행하면 증상이 개선된다. 특히 스트레스가 많거나 불면이 동반되는 경우는 심리적 요인 가능성이 높다.
4. 근육통·흉곽염: 자세나 무리한 운동이 원인
갑작스러운 운동, 무거운 물건 들기, 잘못된 자세로 인해 흉곽의 근육이나 연골 부위에 염증이 생기면 가슴 통증이 유발될 수 있다. 특히 흉골 주위나 쇄골 아래쪽에 묵직하거나 쿡쿡 쑤시는 통증이 나타나고, 눌렀을 때 통증이 심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흉곽염은 기침을 심하게 하거나, 호흡기 감염 이후에도 나타날 수 있으며, 대개 며칠간 지속되다 회복된다. 물리치료나 약물치료, 안정이 주된 치료법이며, 근육성 통증은 심장과 달리 운동과 상관없이 악화되거나 좋아지기도 한다. 특히 심장질환이 아닌 통증은 움직일 때 강해지고, 눌렀을 때 통증 부위가 명확하다는 점에서 구분할 수 있다.
5. 담석증·담낭질환: 오른쪽 가슴 아래 통증
오른쪽 가슴 아래쪽 통증이라면 소화기관 중에서도 담낭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담석이나 담낭염은 지방이 많은 음식을 섭취한 후, 오른쪽 상복부에서 등 쪽으로 이어지는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 통증은 심호흡, 움직임과 관계없이 지속되며, 경우에 따라 구역질, 구토, 발열이 동반되기도 한다.
담낭질환은 간단한 초음파 검사로 진단이 가능하며, 증상이 반복될 경우 수술을 고려하기도 한다. 특히 여성, 40대 이상, 고지방 식사, 급격한 체중 감량 등의 요인이 있는 경우 위험도가 높다. 가슴 통증이 반복되면서도 심장 검사에서 이상이 없다면, 소화기관까지 넓게 검토하는 것이 현명하다.
가슴 통증은 단순 증상 이상으로 받아들여야 하지만, 모든 경우를 심장질환으로 단정하는 것도 위험하다. 통증의 위치, 양상, 동반 증상을 면밀히 살펴본다면 원인을 충분히 구분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심각한 질환 가능성을 배제한 후, 비심장성 원인까지 폭넓게 진단하는 것이다. 통증이 지속되거나 반복된다면 자가 판단을 멈추고 전문의의 진단을 받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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