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감정은 내 진리가 아니다 – 말씀 위에 내 삶을 세운다는 것 (말씀과 삶)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흔들린다. 잠에서 깨어 처음 마주하는 날씨, 갑작스러운 문자 한 통, 주변 사람의 표정, 나의 건강 상태, 그리고 어제의 상처까지. 이런 모든 요소들은 감정의 물결을 만든다. 감정은 때로 선하고 아름답다. 기쁨, 설렘, 평안은 우리를 살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그러나 감정은 동시에 너무도 쉽게 흐려지고, 변하며, 무너진다. 우리가 느끼는 슬픔, 분노, 불안, 외로움은 삶의 중심을 흔들어 놓는다. 문제는 이 감정이 단순한 느낌에서 끝나지 않고, 삶의 판단 기준이 되어간다는 점이다. 지금 우리는 “네 마음이 원하는 대로 해”라는 조언이 가장 자주 등장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러나 신앙은 감정이 기준이 아니라, 말씀이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감정을 무시하거나 억누르라는 말이 아니다. 성경은 감정을 부정하지 않는다. 예수님조차 눈물을 흘리셨고, 분노하셨으며, 외로움을 느끼셨다. 시편의 저자들은 온갖 감정을 하나님 앞에 토해내며 기도했다. 그러나 성경은 단 한 번도 감정을 기준으로 삶을 결정하지 않았다.

감정은 하나님의 도구가 될 수 있지만, 그 감정이 말씀을 뛰어넘는 순간 우리는 방향을 잃는다. 말씀이 감정을 이끌어야지, 감정이 말씀을 해석해서는 안 된다. 내가 느끼는 감정이 곧 나의 진리는 아니다. 진리는 언제나 하나님 편에 있고, 그 진리는 기록된 말씀 안에 있다.

감정은 순간이지만 말씀은 영원하다

우리의 감정은 찰나에 지나지 않는다. 아침에 들떴던 마음이 오후에는 이유 없이 무거워지고, 하루를 밝게 시작했던 의욕이 예상치 못한 말 한마디에 가라앉는다. 반면 하나님의 말씀은 변하지 않는다. “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우리 하나님의 말씀은 영원히 서리라.”(이사야 40:8) 감정은 무너져도 말씀은 서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 말씀 위에 삶을 세워야 한다. 기분이 좋을 때만 순종하는 것은 진짜 순종이 아니다. 신앙은 감정과 상관없이, 말씀을 기준 삼는 의지적 선택이다.

말씀이 삶의 기준이 될 때, 감정은 정돈된다. 슬픔은 말씀 안에서 소망을 발견하고, 분노는 하나님의 공의 앞에서 정화된다. 불안은 하나님의 약속으로 잠잠해지고, 외로움은 말씀 안에서 하나님의 동행하심으로 채워진다. 말씀이 없을 때, 감정은 방치되고 방황한다. 그러나 말씀 안에 들어가는 순간, 내 감정은 자리를 찾는다.

말씀은 내 감정을 억누르지 않고, 감정을 진리 안에 정렬시킨다. 그래서 우리는 말씀 앞에 감정을 숨기지 않아도 된다. 오히려 더 솔직하게 내어놓고, 말씀의 질서 속에서 다듬어질 수 있다.

말씀은 진리를 가르치고 감정을 다스리게 한다

신앙생활을 하면서 가장 흔히 듣는 오해는 “감정이 느껴지지 않아서 예배에 집중이 안 된다”, “요즘은 말씀도 잘 안 와닿는다”, “기도해도 감정이 메마른 것 같다”는 이야기다. 그러나 예배, 기도, 말씀 묵상은 감정을 위해 하는 일이 아니다. 그것은 영혼의 구조를 바로 세우는 일이며, 감정이라는 불안정한 바닥 위에 세워지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반석 위에 세워져야 할 일이다.

진짜 믿음은 감정이 없을 때 더욱 선명해진다. 하나님의 존재가 느껴지지 않을 때, 그분의 약속이 현실과 멀게 느껴질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씀을 붙드는 결정. 그 선택이야말로 성숙한 신앙이다. 감정은 물처럼 흘러가고, 때로는 폭풍처럼 몰아치며, 때로는 메마르게도 한다.

하지만 말씀이 중심에 있다면, 그 어떤 상황 속에서도 나는 설 수 있다. 감정이 진리라고 믿는 순간, 신앙은 유리처럼 쉽게 깨진다. 그러나 말씀이 진리라는 전제를 붙들면, 신앙은 비바람 속에서도 단단해진다.

말씀은 우리에게 단지 좋은 문장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의지이며, 영원한 기준이며, 변화 없는 진리다. 감정이 아무리 격렬하고, 내 현실이 아무리 불안정해도 말씀은 오늘도 동일하게 우리를 부르신다. “내 말에 거하라. 그리하면 너희가 참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요한복음 8:31–32) 자유는 감정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진리에서 온다. 그리고 그 진리는 언제나 말씀 안에 있다.

삶은 말씀 위에 세워져야 무너지지 않는다

우리는 왜 하루에 한 번 말씀을 읽어야 하는가? 왜 기분이 내키지 않아도 예배에 참여해야 하는가? 왜 상황이 힘들어도 기도를 놓지 않아야 하는가? 그것은 말씀이 내 삶의 뿌리가 되기 때문이다. 바람이 불고, 물이 밀려올 때, 감정의 뿌리를 가진 사람은 넘어지고 떠내려간다. 그러나 말씀에 뿌리를 둔 사람은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다.

내 감정이 나를 정의하게 두지 말라. 내 하루의 기준은 기분이 아니라 말씀이어야 한다. 오늘 아침 내가 어떤 감정을 느끼든, 하나님의 말씀은 변함없이 진리다. 그러므로 나는 그 진리 위에 나의 생각을 정렬시키고, 그 진리 안에서 내 감정을 맡겨야 한다.

감정을 느끼는 것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반응이지만, 그 감정을 기준 삼아 살아가는 것은 위험한 선택이다. 신자는 감정을 무시하는 사람이 아니라 감정을 말씀에 복종시키는 사람이다.

말씀을 따라 감정을 관리하고, 감정을 이끌려 하지 않고 말씀을 따라 걷는 삶. 그것이 말씀과 함께하는 삶이다. 오늘도 우리는 흔들릴 수 있다. 그러나 말씀 안에서만 흔들리지 않는 중심을 발견할 수 있다.

 

작성자: 이시온 | 매일말씀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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