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씀이 등불이 되어주는 삶 – 시편 119편 105절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 (시편 119편 105절)

시편 119편은 성경 전체에서 가장 긴 장이다. 그리고 그 전 구절이 하나님의 말씀, 율례, 법도, 계명에 대한 묵상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점에서 이 시편은 단순한 시가 아니라 신앙인의 내면 깊은 고백이자 삶의 고난 속에서 길을 잃지 않기 위한 ‘영적 항해 일지’라 할 수 있다. 그중 105절은 이 시 전체의 주제를 가장 상징적으로 압축한 구절이다.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 이 말은 단순히 성경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되뇌는 선언이 아니다. 인생의 길을 걸어가는 이들에게 있어 하나님의 말씀이야말로 어둠을 밝히는 유일한 빛이며, 불확실한 세상 속에서 방향을 제시해주는 유일한 나침반이라는 고백이다.

현대 사회는 정보로 가득하다. 수많은 뉴스, 콘텐츠, 조언, 지식이 매 순간 쏟아진다. 그러나 방향을 찾기란 더 어려워졌다. 너무 많은 길이 있고, 너무 많은 소리가 들리고, 모두가 자신의 방향이 옳다고 주장한다. 이 혼란 속에서 사람들은 점점 피로해지고, 무엇을 기준으로 삶을 결정해야 할지 알 수 없게 된다. 바로 그 순간, 시편 기자의 이 고백은 깊이 다가온다. “주의 말씀이 등불입니다.” 내가 어디로 가야 할지 알 수 없는 어둠 속에서, 하나님께서 주신 말씀은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게 비춰주는 ‘등’과 같다. 이 빛은 멀리까지 비추지 않는다. 그러나 내 발걸음을 정확히 비추며, 내 다음 걸음을 안전하게 인도한다. 이것이 바로 말씀이 삶에 주는 실제적인 기능이다.

말씀이 나의 걸음을 지탱할 때

등불은 언제 필요할까? 밝은 낮에는 등불이 필요 없다. 등불은 어두울 때 진가를 발휘한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말씀도 인생이 환하고 평탄할 때보다는 오히려 고난과 혼란, 침묵과 불확실의 순간에 그 위력을 드러낸다. 시편 119편은 단지 말씀을 사랑하는 노래가 아니라, 고난의 한복판에서 말씀을 붙들고 살아내려는 사람의 절박한 외침이다. “고난 당하기 전에는 내가 그릇 행하였더니 이제는 주의 말씀을 지키나이다” (67절)라는 고백은, 말씀이야말로 고난을 통과하게 하는 생명의 길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말씀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다. 말씀은 인도이다. 방향이고, 힘이고, 위로이고, 진리다.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말씀을 아는 것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성경은 단지 읽는 책이 아니라, 따라가야 할 길이며, 삶을 이끄는 빛이다. 어둠 속에 있을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불빛을 찾는다. 하나님은 그 불빛으로 성경을 우리에게 주셨다. 매일의 삶 속에서 말씀이 없으면 우리는 방향을 잃는다. 내 생각과 감정, 세상의 조언과 문화의 흐름은 결국 한계가 있다. 그러나 말씀은 하나님의 성품과 뜻을 담고 있으며, 시대를 초월해 변하지 않는 기준이 된다. 우리는 그 말씀을 통해 하나님의 마음을 알고, 하나님의 길을 따라갈 수 있다. 그것이 ‘말씀이 내 발에 등불’이라는 말의 실제적 의미다. 말씀은 우리의 걸음을 한 걸음씩 인도한다. 먼 길을 한 번에 보여주지 않을 수 있지만, 믿음으로 한 걸음 내딛을 수 있게 조명해준다.

빛을 따라 걷는 삶의 능력

세상은 점점 더 혼란스러워지고, 기준은 더 모호해진다. 이전에는 옳고 그름이 분명했다면, 이제는 모든 것이 상대화되고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말씀은 여전히 분명하고, 변하지 않으며, 진리로서 선포되고 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 나를 움직이게 하는가’이다. 말씀이 아닌 다른 것이 내 인생의 결정과 행동을 좌우한다면, 우리는 진리에서 벗어나게 된다. 하지만 말씀을 중심에 두고 살아가는 사람은, 그 삶의 결정과 방향이 결국 하나님께로 향하게 된다.

말씀은 단지 마음을 위로하기 위한 문장이 아니다. 그것은 실제로 길을 내는 능력이며, 혼란을 이겨내는 기준이고, 영적 어둠 속에서 빛을 따라 걷게 만드는 힘이다. 우리가 말씀을 가까이할수록, 말씀은 우리를 하나님의 뜻에 가까이 이끌고, 결국 우리의 삶을 ‘빛 가운데 걷는 길’로 변화시킨다. 이 빛은 때로는 작고 흐릿해 보일 수 있지만, 어둠이 짙을수록 그 빛은 더욱 선명하게 빛난다. 하나님은 그 빛을 통해 우리와 동행하시고, 우리 삶의 모든 부분을 하나님의 뜻으로 정렬시키신다.

인생의 길 위에서 혼란스럽고 막막할 때, 우리는 다시 말씀 앞에 서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지금도 말씀을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시며, 그 말씀이 우리의 다음 걸음을 인도하게 하신다. 등불을 들고 걸을 때 우리는 한 걸음씩 나아간다. 하나님은 먼 미래까지 한꺼번에 보여주시지는 않지만, 그 대신 오늘 필요한 만큼의 빛을 주신다. 그리고 그 빛을 따라 걷는 사람은 결코 길을 잃지 않는다. 말씀은 우리의 발에 등이 되고, 삶 전체의 방향을 비추는 길의 빛이 된다.

매일말씀저널 | 성경 한 절

(본문: 시편 119편 105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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