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멀리 계시지 않는다, 마음이 무너질 때 가장 가까이 계신다 – 시편 34:18

“여호와는 마음이 상한 자에게 가까이 하시고 충심으로 통회하는 자를 구원하시는도다.” 시편 34편 18절은 인간의 감정적 파괴와 하나님과의 관계 사이를 가로지르는 가장 진실한 다리 한 줄을 놓는다.

하나님은 승리한 자 곁에 서시기보다 상한 자 곁에 더 가까이 서 계신다. 인간은 상처받을 때 하나님께 버림받았다고 느끼기 쉽지만, 성경은 그 반대를 말한다. 마음이 부서졌을 때, 하나님은 멀어지지 않으신다.

오히려 그 순간, 그분은 가장 가까이에서 숨결처럼 함께하신다. 이 구절은 단순한 위로 이상의 선언이다. 하나님은 감정의 바닥까지 내려간 자를 직접 찾아오시는 분이시다. 시편 기자 다윗은 쫓기고 도망치던 시절, 모든 소망이 무너진 그 자리에서 이 진리를 몸으로 깨달았다. 하나님은 절망을 외면하지 않으시며, 상한 마음을 가진 자에게 응답하신다.

상한 마음, 그것은 하나님의 임재를 부르는 가장 깊은 자리다

‘마음이 상하다’는 표현은 히브리어로 ‘부서지고 찢긴다’는 의미를 가진다. 이는 단순히 감정이 나빠졌다는 수준이 아니라, 존재의 중심이 깨지고 무너진 상태를 가리킨다. 인간은 그런 순간을 피하고 싶어 하지만, 하나님은 오히려 그 자리를 찾으신다.

우리가 성공하고, 강하고, 완벽해 보일 때 하나님이 가까이하신다는 말은 성경 어디에도 없다. 오히려 성경은 끊임없이 말씀한다. 하나님은 가난한 자, 병든 자, 죄 많은 자, 통곡하는 자 곁에 계신다고. 상한 마음은 인간의 실패처럼 보이지만, 하나님의 관점에서는 은혜가 스며들 수 있는 틈이다.

강한 마음은 하나님을 막지만, 부서진 마음은 하나님을 초대한다. 그래서 주님은 애통하는 자가 복이 있다고 하셨다. 하나님은 상한 심령을 무시하지 않으신다. 오히려 그 자리에 머무르시며 회복의 시작을 알리신다.

하나님은 감정을 무시하지 않으신다

우리는 종종 감정을 비이성적이라 여긴다. 그러나 성경의 하나님은 감정을 창조하신 분이시며, 감정의 회복을 통해 영혼을 치유하시는 분이시다. 예수께서도 슬퍼하시고, 눈물 흘리시고, 격분하신 장면들이 복음서에 가득하다.

하나님은 우리의 기쁨뿐 아니라 우리의 눈물에도 관심이 많으시다. 상한 마음을 가진 자는 감정이 무너진 자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런 감정을 외면하지 않으신다. 오히려 ‘그들에게 가까이 하신다’고 선언하신다. 하나님의 임재는 논리적으로 완성된 신학적 이해가 아니라, 상처 입은 영혼에 스며드는 자비의 형식으로 찾아온다.

하나님은 논리보다 사랑으로 응답하신다. 복음은 상처 위에 흐르며, 성령은 한숨 위에 임하신다. 우리의 눈물이 기도의 형태로 하나님께 닿을 때, 그분은 신실하게 반응하신다. 그것이 이 구절의 약속이다.

충심으로 통회하는 자를 하나님은 결코 외면하지 않으신다

‘충심으로 통회하는 자’는 단순한 후회가 아니라 깊은 죄 인식과 마음의 꺾임을 포함한다. 통회란 마음이 애끊게 찢겨지는 고통 속에서 하나님을 찾는 것을 말한다.

이것은 감정적 요란함이 아니라 내면의 진실한 반응이다. 하나님은 바로 그 통회하는 마음을 기뻐하신다. 시편 51편에서 다윗은 고백한다. “하나님께서 구하시는 제사는 상한 심령이라 하나님이여 상하고 통회하는 마음을 주께서 멸시하지 아니하시리이다.” 하나님은 형식적인 회개보다, 진심 어린 부서짐을 받으신다.

통회는 행동의 변화보다 먼저 일어나는 내면의 항복이다. 그것은 자기 의지로는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오직 하나님께만 도움을 요청하는 간절함이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런 자를 반드시 구원하신다. 이 구원은 단지 죄로부터의 구제만이 아니라, 존재 자체의 회복을 의미한다.

하나님의 임재는 부서진 마음에 가장 가까이 있다

상한 마음은 하나님을 초대하는 통로다. 사람들은 잘나갈 때 하나님을 찾지 않지만, 무너질 때 오히려 하나님께로 가까이 간다. 하나님은 그런 구조를 무시하지 않으신다. 오히려 그 자리에서 가장 선명히 자신을 드러내신다.

불안, 외로움, 실망, 상실, 배신. 이런 감정들은 인간적으로는 피하고 싶은 것이지만, 영적으로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기회의 통로가 된다. 상한 마음은 하나님께 더 빨리 도달할 수 있는 지름길일 수 있다. 그리고 하나님은 그 지름길을 따라 내려오셔서, 상한 자와 함께 머무르신다.

이사야 57장 15절도 말한다. “높고 거룩한 곳에 거하며 또한 통해하고 마음이 겸손한 자와 함께 거하시는 이.” 하나님의 영광은 하늘에만 있지 않다. 하나님은 깨어진 마음 속에 가장 깊이 임하신다.

상처는 하나님을 만나는 입구가 될 수 있다

인생의 상처는 결코 쓸모없는 아픔이 아니다. 하나님은 그것을 통해 우리를 더 깊이 만나시고, 더 진실하게 변화시키신다. 상처를 통해 우리는 교만에서 내려오고, 진짜 예배자가 되며, 말씀 앞에 낮아진다. 다윗은 그의 인생에서 가장 낮아졌을 때 가장 깊이 하나님을 노래했다.

시편의 절절한 고백들은 평탄한 날이 아니라, 눈물의 밤에 기록된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가 완벽할 때가 아니라, 부서졌을 때 더 가깝게 임하신다. 그리고 그 부서짐은 무너짐이 아니라, 새롭게 세우기 위한 과정이다.

오늘 우리의 마음이 무너져 있다면, 그곳이야말로 하나님이 머무르시는 곳일 수 있다. 하나님은 그 자리를 회피하지 않으신다. 오히려 거기에 거하시며, 거기서부터 회복을 시작하신다. 이 진리를 믿는 자는 절망 중에도 소망을 품을 수 있다.

매일말씀저널 | 성경 한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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