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호와는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시며 – 민수기 6장 24절, 축복의 본질을 말하다

“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며.” 민수기 6장 24절은 성경 전체에서 가장 오래되고도 아름다운 축복문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구절은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아론과 그의 아들들, 곧 제사장들에게 명령하신 ‘축복의 말’ 중 첫 번째 문장이다. 단순한 기원이 아니라, 하나님의 이름으로 선포되는 실제적이고 권위 있는 선언이며, 하나님 백성의 삶에 지속적으로 흐르는 은혜의 통로다. 수천 년 전 이스라엘 광야 백성에게 주어진 이 말씀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동일한 위로와 확신, 신뢰의 언어로 다가온다.

이 축복문은 민수기 6장 24~26절 전체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출발점이 되는 24절은 하나님의 마음과 태도를 가장 먼저 드러낸다. “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고”라는 구절은 하나님이 단순히 복 주시는 분이라는 진술을 넘어서, 복 주시기를 ‘원하시는’ 하나님, 곧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축복하시는 분이라는 성품의 고백이다. 인간의 요청이나 공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뜻과 성품 속에서 복이 흘러나온다는 것이 이 말씀의 핵심이다.

하나님은 복 주시는 분이다. 이 말은 단지 물질적 부요나 현실적 성취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성경에서의 ‘복’은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고, 그분의 임재 안에서 살아가는 것을 말한다. 진정한 복은 하나님의 얼굴이 우리를 향해 비춰지고, 그분의 뜻 안에서 살아갈 때 주어지는 샬롬(shalom), 곧 ‘완전한 평안’이다. 그러므로 “복을 주신다”는 선언은 단지 좋은 일이 생긴다는 뜻이 아니라, 하나님의 임재가 우리 삶을 채운다는 선언이다. 그것이 곧 신자의 가장 큰 특권이자 복이다.

그리고 이 복은 단지 일회적 행운이 아니라, 하나님의 지속적인 보호하심과 연결된다.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며”라는 말씀은 하나님이 주시는 복이 흘러가거나 사라지지 않도록 지켜주신다는 뜻이다. 삶 속에서 수많은 위험과 유혹, 시험이 몰려오더라도 하나님은 우리의 걸음을 지키시고, 마음을 붙드시며, 방향을 인도하신다. 이는 단지 외적인 안전을 넘어서, 영혼 깊은 곳에서부터 지켜지는 ‘하나님의 동행’에 대한 약속이다.

중요한 것은 이 축복이 단지 아론이라는 한 제사장을 통해 선포되었다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이렇게 축복하라”고 직접 명령하셨다는 점이다. 민수기 6장 22~23절은 이렇게 시작된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여 이르시되, 아론과 그의 아들들에게 말하여 이르기를, 너희는 이스라엘 자손을 위하여 이렇게 축복하여 이르되…” 즉, 하나님은 당신의 백성이 이 축복을 듣고, 마음에 새기며, 복 있는 삶을 살아가기를 적극적으로 바라신다. 그분은 기계적인 율법을 주시는 분이 아니라, 축복과 보호로 우리를 감싸기를 원하시는 사랑의 하나님이시다.

‘지키신다’는 표현은 히브리어 ‘샤마르’(shamar)로, 울타리를 치듯 감싸 보호한다는 의미가 있다. 이 단어는 시편 121편에도 반복적으로 등장하며, 하나님이 우리를 주야로 지키신다는 약속을 강조한다. “여호와는 너를 지키시는 이시라… 여호와께서 너의 출입을 지금부터 영원까지 지키시리로다.” (시 121:5,8) 이처럼 하나님의 ‘지키심’은 단지 물리적 보호를 넘어서, 존재 전체에 대한 깊은 관여와 책임을 포함하는 약속이다. 부모가 자녀를 지키듯, 목자가 양을 지키듯, 하나님은 그분의 백성을 보호하신다.

현대 사회는 복에 대한 개념이 심각하게 왜곡되어 있다. 물질, 명예, 성취, 성공이 곧 복이라는 등식이 만연하다. 그러나 성경은 전혀 다른 정의를 제시한다. 진짜 복은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신다는 확신이다. 고난 중에도, 실패 속에서도, 외로움 속에서도 하나님이 나를 기억하시고 지키신다는 그 믿음이 바로 복이다. 민수기 6장 24절은 그러한 참된 복의 정의를 회복시켜주는 구절이다. 하나님은 오늘도 우리에게 말씀하신다. “내가 너를 축복하고, 너를 지키고 싶다. 너는 내 사랑하는 자녀다.”

이 말씀은 공동체 예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축복문으로도 자주 사용된다. 그 이유는 단순히 아름다워서가 아니다. 이 말씀은 예배를 통해 다시 세상 속으로 나아가는 성도들에게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동행하심을 약속하는 선포이기 때문이다. 예배당을 나서는 순간부터 다시 시작되는 삶의 전장 속에서, 이 말씀은 우리를 감싸는 영적 갑옷이 된다.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시며, 나를 지키시고, 복을 베푸신다는 선언은 어떤 상황 속에서도 신앙인의 정체성을 붙들게 해준다.

또한 이 말씀은 자녀를 위한 축복, 가족을 위한 기도, 사역자를 위한 중보에도 깊은 힘을 가진다. “여호와는 네게 복을 주시고 너를 지키시기를 원하신다”는 고백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향해 선포할 수 있는 최고의 기도이자 축복이다. 우리의 사랑이 연약하고 불완전할지라도, 하나님의 축복은 완전하며, 그분의 지키심은 결코 실패하지 않는다.

오늘날 우리는 점점 불확실하고 불안정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경제적 위기, 기후 변화, 전쟁의 위협, 관계의 파괴, 정신적 공허함… 이 모든 상황 속에서 하나님은 여전히 당신의 백성에게 말씀하신다. “나는 너에게 복을 주고, 너를 지키기를 원한다.” 이 말씀을 믿는 자는 상황에 흔들리지 않는다. 하나님의 손에 있다는 확신은 어떤 위기 속에서도 평안을 준다. 하나님이 복 주시고 지키시는 삶, 그것이 바로 오늘 우리가 살아가야 할 진정한 축복의 삶이다.

매일말씀저널 | 성경 한 절

(말씀 출처: 민수기 6장 24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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