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나보다 나를 더 잘 아신다 (신앙칼럼)

 

스스로도 이해할 수 없는 나를, 주님은 끝까지 붙드신다

사람은 때때로 자기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 왜 이런 감정을 느끼는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왜 후회하면서도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지 설명할 수 없는 순간들이 있다. “나는 왜 이럴까?”라는 질문은 종종 우리를 무력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런 순간마다 우리는 자신에 대한 기대를 접고, 자책 속에 주저앉는다. 그러나 신앙은 바로 그 자리에서 시작된다. 나 자신도 온전히 알 수 없는 나를, 하나님은 처음부터 끝까지 알고 계신다는 사실에서부터.

시편 139편에서 다윗은 이렇게 고백한다. “여호와여 주께서 나를 살펴보셨으므로 나를 아시나이다. 주께서 나의 안고 일어섬을 아시며 멀리서도 나의 생각을 밝히 아시나이다.” 인간의 시선은 늘 결과와 행동에 머물지만, 하나님의 시선은 마음과 중심, 그 깊은 동기까지 꿰뚫는다.

우리는 겉으로 드러난 말과 행동으로 스스로를 평가하지만, 하나님은 말하지 못한 눈물과 기도 속에서도 우리의 진심을 찾아내신다. 그분은 내가 왜 그렇게 말했는지, 왜 그렇게 망설였는지, 왜 그렇게 포기했는지를 아신다.

믿음이란 결국 ‘내가 나를 신뢰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를 더 잘 아신다는 사실을 신뢰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한계를 알고 있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가능성을 아신다. 우리는 우리의 상처를 기억하지만, 하나님은 우리의 회복을 계획하신다.

우리가 실패한 자리에서 주저앉을 때조차, 주님은 우리 안에 여전히 살아 있는 믿음을 보시며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손을 내미신다. 그래서 신앙은 자격이 아니라 신뢰로 이어지는 길이며, 내가 아닌 주님을 근거로 살아가는 삶이다.

하나님이 나를 아신다는 사실은 위로이자 경고이기도 하다. 위로인 이유는, 내가 이해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조차 하나님은 내 속을 다 아시기에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점이다. 경고인 이유는, 아무리 외형을 꾸미고 감정을 포장해도 하나님 앞에서는 중심이 드러난다는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시선은 비판이 아니라 사랑이고, 노여움이 아니라 기다림이다.

그분은 내가 숨은 곳에서 부르짖을 때도 들으시고, 아무 말 없이 그저 앉아 있을 때도 마음을 안다.

사람이 가장 무너지는 때는 ‘내가 나를 믿지 못할 때’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순간조차 포기하지 않으신다. 예수님은 베드로가 자신을 세 번 부인할 것을 미리 아시면서도, “내가 너를 위하여 기도하였노니 네 믿음이 떨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셨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왜 그러느냐?”고 묻지 않으신다. 대신 “내가 널 안다”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그 한마디면 충분하다. 우리가 다시 걸어갈 힘을 얻기엔.

하나님은 우리보다 우리를 더 잘 아신다. 그것이 우리의 실패를 끝이 아니라 출발로 바꾸는 힘이 된다. 주님 앞에서는 내가 설명할 필요도, 증명할 필요도 없다. 그저 있는 그대로 나아가면 된다.

하나님은 이미 다 아시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오늘도 기도할 수 있다. “주님,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주님은 아시지요. 그러니 오늘도 저를 이끌어 주세요.”

 

작성자: 이시온 | 매일말씀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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