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건강 실전정보
“8시간이나 잤는데도 피곤해요.” “밤에 자주 깨고, 아침에 머리가 아파요.”
이처럼 수면 시간은 충분한데도 낮에 계속 졸리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경우는 단순 불면증이 아닐 수 있다. 특히 코를 심하게 고는 사람, 자는 도중 숨이 멈춘다는 얘기를 듣는 사람, 수면 중 잦은 각성 현상이 있는 경우는 ‘수면 무호흡증’이라는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수면 무호흡증은 자는 동안 상기도(기도의 윗부분)가 반복적으로 좁아지거나 완전히 막혀 숨이 멎는 증상이 반복되는 질환으로, 전체 인구의 4~10%에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비만, 중년 남성, 큰 편도나 혀를 가진 사람, 알코올 섭취나 흡연 습관이 있는 사람에게서 더욱 흔하다. 이 글에서는 수면 무호흡증의 주요 증상과 위험성, 진단 기준, 자가 점검법, 그리고 치료법까지 자세히 살펴본다.
1. 수면 중 무호흡, 단순 ‘코골이’와 다르다
많은 사람들은 수면 무호흡을 단순 코골이와 혼동한다. 그러나 코골이는 공기의 흐름이 좁아지며 나는 소리일 뿐, 수면 무호흡은 호흡 자체가 수 초~수십 초 멈추는 심각한 상태다. 무호흡이 반복되면 뇌가 산소 부족을 감지해 잠에서 순간적으로 깨우게 되며, 이로 인해 수면의 깊이가 떨어지고, 여러 번의 미각성(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각성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미각성은 피로 회복을 방해하고, 숙면을 방해하며, 결국 만성 졸림, 집중력 저하, 두통, 기억력 감퇴 등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수면 무호흡증 환자의 대다수는 “자는 동안 숨이 막혀 깼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고, 단순히 ‘피곤하다’고만 여기는 경우가 많다.
2. 대표적인 증상 체크리스트: 나도 혹시?
수면 무호흡증은 다음과 같은 증상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 아래 항목 중 3개 이상에 해당한다면 수면 클리닉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권장된다.
• 자는 동안 심한 코골이
• 자다가 숨이 막히는 느낌으로 깬 적이 있다
• 자고 나도 개운하지 않고 계속 피곤하다
• 아침에 두통, 입 마름, 목 통증이 있다
• 낮 시간에 졸음이 심하고 집중이 안 된다
• 기억력이 떨어지고 감정 기복이 심해졌다
• 운전 중 졸림을 자주 경험한다
• 가족이 수면 중 숨을 멈춘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러한 증상은 단순 피로나 스트레스로 설명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며, 수면 질 저하의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
3.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수면 무호흡증은 단순한 수면 문제가 아니다. 산소 공급이 반복적으로 끊기면서 전신 건강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에, 고혈압, 심장질환, 당뇨병, 뇌졸중 등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 심혈관계 질환: 혈압 변동과 심장 리듬 이상을 유발해 심부전, 부정맥 위험 증가
• 뇌기능 저하: 수면 중 산소 부족으로 인해 기억력 감퇴, 인지기능 저하, 치매 위험 증가
• 내분비계 장애: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여 당뇨병 위험 증가
• 우울증·불안장애: 만성 피로와 수면 장애로 인한 정신 건강 악화
또한 수면 중 저산소증은 갑작스러운 심정지나 돌연사의 위험을 높일 수 있으며, 실제로 수면 무호흡증 환자의 사망률은 일반인보다 최대 2배 이상 높다는 연구도 있다.
4. 진단 방법과 치료는?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수면다원검사(폴리솜노그래피)**가 필요하다. 이 검사는 병원이나 수면센터에서 하룻밤 동안 뇌파, 심전도, 호흡, 산소포화도 등을 측정해 수면 상태를 분석하는 검사로, 보험 적용도 가능하다.
치료는 증상과 원인에 따라 달라진다.
• 경증의 경우: 체중 감량, 옆으로 누워 자는 자세, 음주·흡연 제한 등 생활습관 개선
• 중등도 이상: CPAP(지속적 기도양압기) 착용 – 잠자는 동안 기도에 일정한 압력을 넣어 공기 흐름을 유지
• 해부학적 문제 동반: 편도비대, 코막힘 등이 있다면 수술적 치료 고려
• 소아의 경우: 편도 제거, 교정 치료 병행
요즘은 가정용 수면 검사 키트나 스마트워치 앱을 통해 수면의 질과 호흡 패턴을 간접 측정할 수도 있지만, 확진을 위해서는 전문 수면 클리닉에서의 정밀 검사가 필수다.
잠은 삶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활동이자, 건강을 지탱하는 핵심 요소다. 수면 무호흡증은 단순 피로를 넘어 전신 질환의 촉매가 될 수 있는 질환이다. 내가 모르는 사이 밤마다 숨이 멎고 있다면, 하루 8시간의 수면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고 있는 셈이다. 반복되는 피로와 두통, 집중력 저하가 계속된다면, 수면의 질부터 점검해보자. 깊은 잠은 단지 ‘자는 시간’이 아니라, ‘제대로 숨 쉴 수 있는 시간’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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